안중근의 말 3

in hive-101145 •  13 days ago 

나는 어려서부터 사냥을 즐겼다. 언제나 사냥꾼을 따라다녔다. 장성해서는 총을 메고 산에 올라 사냥하느라 학문에 힘쓰지 않았다. 부모와 선생님들이 그런 나를 엄하게 꾸짖기도 했으나 끝내 따르지 않았다. 이런 나를 친한 친구들이 걱정했다.

“너희 부친은 문장으로 세상에 이름을 떨쳤는데 너는 어째서 무식한 하등인이 되려 하느냐?”

그 말에 나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 말도 옳다. 그러나 내 생각은 다르다. 옛날 초패왕 항우가 말하기를 ‘글은 이름이나 적을 줄 알면 그만’이라고 했는데, 초패왕의 명예가 오히려 천추에 남아 전해지고 있지. 나도 학문으로 세상에 이름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 자네들도 장부요 나도 장부이니 더는 나를 설득하지 마라.”

3월 어느 날이었다. 친구들과 함께 산에 올라 경치를 구경하다 절벽 위에 이르러 꽃이 탐스러워 꺾으려 했는데, 그만 발을 헛디뎌 낭떠러지 아래로 미끄러졌다. 마음을 가다듬고 손을 내밀었고, 다행히 나무 한 그루를 겨우 쥐어 잡았다. 겨우 사방을 둘러보니, 조금만 더 아래로 굴러 떨어졌더라면 뼈가 부스러지고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살아날 가망이 없을 뻔했다. 얼굴이 흙빛인 산 위의 친구들이 밧줄을 내려 나를 끌어 올렸는데, 상처 한 군데도 없이 땀만 흠뻑 젖어 있었다. 서로 손을 잡고 기뻐하며, 천지신명께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것이 죽음을 면한 첫 번째 고비다.


자세한 내용은 책 <안중근의 말>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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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 장부로 멋지네요.

자네들도 장부요 나도 장부이니 더는 나를 설득하지 마라.

  ·  13 days ago (edited)

어려서부터 총쏘기를 좋아해서 이토를 실수 없이 죽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탐스러운 꽃에 손을 내미는 장부였군요. 멋지네요 스무살쯤일까요?

그정도 쯤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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